교수님이 질문하셨다.
아이들은 답을 못하고 서로 쳐다보거나 하고 있다.
답이 없자 교수님이 답을 말해 주신다.
"5℃ 더하기 5℃는 5℃입니다."
몇몇 아이들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또 다른 아이들은 교수님께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되묻는다.
그러자 교수님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5℃인 물과 5℃인 물을 섞으면 5℃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제야 나머지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
나의 화학과 물리에 관한 지식이 그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아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서 나는 수업이 끝난 뒤 교수님께 질문을 드렸다.
"교수님 5℃ 더하기 5℃가 왜 5℃가 됩니까?"
교수님이 웃으시면서 대답해 주신다.
"5℃인 물과 5℃인 물을 섞으면 5℃가 되기 때문이지."
나는 이 질문으로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질문을 달리해본다.
"그럼 5cm 막대 두 개를 더하면 몇 cm가 됩니까?"
교수님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시며 대답해 주신다.
"10cm가 되겠지?"
나는 칠판에 그림을 그리며 재차 질문해본다.
--
"이렇게 붙이지 말고"
=
"이렇게 붙이면 5cm가 되지 않습니까?"
내가 말을 끝마치자마자 교수님의 표정이 일그러지시더니
이내 한심한듯한 표정으로 날 보고 계셨다.
그 표정을 본 난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하며 교실을 나서야 했다.
생각을 해보고 질문을 하라는 교수님의 말과 함께.
그 교수님은 수학과 교수님이셨다.
덧글
뭐..;; 완벽하지는 않지만 꽤 좋은 방법으로, '진리치 보존적 대치'를 쓸 수 있습니다. 가령...
윗글에 '섭씨5도 더하기 섭씨 5도' (a)의 예로 들어준 작업은 '섭씨5도의 액체와 섭씨5도의 액체를 섞음'(b)입니다.
그리고 '5센치 더하기 5센치'의 예로 들어준 작업은 '5센티미터짜리 막대를 붙임'(c)입니다.
첫 번째 예를 보지요. (a)라는 어구를 사용하였고, 이 어구를 (b)라는 어구로 대치해도 표현하고자 하는 상태는 동일합니다. 두 번째 예를 보지요. (a)라는 어구를 사용하였고, 이 어구를 (c)라는 어구로 대치해도 표현하고자 하는 상태는 동일하죠. 그러나 첫 번째 예에서 (a)라는 어구를(c)라는 어구로 대체하면 말이 안 되게 됩니다. 두 번째 예에서 (a)라는 어구를 (b)라는 어구로 대체해도 말이 안 되게 되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각각의 경우에서 '더하기'라는 말이 다른 작업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수학에서 정수의 덧셈은 페아노공리를 통해 정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학에서 '더하기'라는 말은 (b)로도 대체할 수 없으며 (c)로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다만 '더하기'라는 말의 일상적인 사용과 학문적인 사용의 경계나 정당성 등을 고려할 필요는 있겠죠. 여기까지 넘어가면 논의가 너무 커지기 때문에 이건 생략하죠~_~......
5℃의 HCl 용액과 5℃의 NaOH 수용액을 섞어보시라고 권하고 싶군요.
수학과교수님에게 과학으로 설명한다는 것도 조금..
님이 하신 비유는 맞는 말인데요 뭘.
그런데 서로 다른 물질은 열용량이 다를 텐데 이건 어떻게 되더라...
하긴 정의를 먼저 제대로 했으면 학생들도 다들 대답했겠지요.
섞으면 에너지도 중간이 되고 비열도 중간이 되서 그대로 일것 같기도 하고;;
그런 초딩스런 교수에게
해줄 수 있는 답변은 "물의 량이 늘었다" 정도겠군요.
더하기 연산에 잘못된 인자를 전달하였으므로
에러가 납니다. 라고 ......................
애초에 온도 라는게 더할 수 있는건가요;;
교수님께서는 되도않는 선문답하시네요. ㅠㅡㅜ